칼럼

감으로 푼다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법

2026-07-08 · SUHEL

“이 문제는 감으로 풀었어요.” 시험이 끝나고 자주 듣는 말입니다. 맞히긴 했는데 왜 그렇게 풀었는지 설명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걸 ‘감’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감으로 맞힌 문제는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와도 똑같이 맞힌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험장에서 안정적으로 고득점을 내는 학생들을 관찰해 보면, 그들도 처음엔 ‘감’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풉니다. 다만 그 감의 정체가 다릅니다. 그들은 발문을 읽는 순간 “이런 조건이 나오면 이걸 먼저 떠올린다”는 반응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본인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어서 감이라고 부를 뿐, 사실은 수없이 반복해 규칙이 된 ‘태도’입니다.

그렇다면 감에서 벗어나는 길은 분명합니다. 무의식적으로 하던 반응을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려, “이 발문에서는 이렇게 반응한다”는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맞았는지 틀렸는지가 아니라, 내가 그 문제에서 어떤 조건을 보고 무엇을 떠올렸는지를 되짚어 보세요. 그 반응이 일관되게 통했다면, 다음 시험장에서도 꺼내 쓸 수 있는 나만의 규칙이 됩니다.

감은 통제할 수 없지만, 태도는 통제할 수 있습니다. 감으로 푼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잘 풀린 문제일수록 “왜 이렇게 풀었는가”를 언어로 남겨 두세요. 그 언어가 쌓이는 만큼, 수학은 재능의 과목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과목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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